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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을 낮춰서 뇌를 치료한다.’ 뇌수막염 저체온 요법 임상시험! 그 결과는?

등록일|2013-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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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과 뇌(Brain)의 관계

 

 

최근, 뇌와 관련된 질환 치료 및 기능 회복을 위한 치료 방법으로,

뇌 저체온요법(저온요법, Hypothermia, 뇌를 저온으로 해서 하는 치료)과 관련된 많은 임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뇌의 손상과 관련된 두개 내압(Intracranial pressure, ICP)의 상승, 뇌 온도의 상승 등과 같은 임상적 증상의 개선에 뇌 저온요법이 효과를 나타내었기 때문이다.    

 

뇌(Brain)의 손상

 

갑자기 심장 박동이 정지 되었다가 심장이 다시 뛴다면? '살았다!' 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다. 그러나, 심장 박동이 돌아와도 80~90%가 다시 사망에 이를 수 있고, 생존자의 80% 정도가 영구적인 뇌 손상으로 인한 후유증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면...

 

2000년 4월 8일 롯데자이언츠 임수혁 선수는 갑작스럽게 쓰러진 이후, 뇌사판정을 받고 2010년에 결국 우리의 곁을 떠났다.

 

위와 같은 뇌 손상은 교통사고와 같은 치명적 외상에 의해서도 발생하지만, 허혈성 뇌졸중 등과 같은 질환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미국 FDA는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혈괴를 파괴하는 용도로 tPA(tissue plasminogen activator:조직 플라스미노겐 활성제) 정맥주사제를 승인하였다.

 

미국 심장협회는 뇌졸중 발생 후 3시간 이내에 약제를 투여할 경우, 불구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적 제한성과 출혈의 위험성 때문에 그 사용에 있어서 많은 제약이 있음은 자명하다.

 

저온 요법(Hypothermia) 관련 연구

 

1999년 5월, 29세의 안나 바겐홀름은 노르웨이에서 스키를 타던 중 사고를 당했다. 얼음이 가득 찬 협곡으로 추락한 그녀를 구조대가 구한 것은 심장이 멎은 후 1시간이 지난 후였고, 당시 체온은 섭씨 14.3도 까지 떨어졌다.

 

병원 도착 후, 9시간 동안 헌신적인 노력을 한 의사들 덕분에 안나의 심장은 다시 뛰게 되었고 3개월간의 재활치료 이후 다시 직장으로 돌아갔다.   

심박동 정지에도 불구하고, 장애나 후유증 없이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저체온 상태로 유지되었기 때문일 것으로 유추된다.

 

이후, 전 세계의 저명한 저널들 에서는 저온 요법(Hypothermia)과 관련된 임상 연구들이 활발하게 발표되었다. 허혈성 뇌졸중 환자, 심폐기능 정지 환자, 산소결핍증의 신생아 환자 등에서 저온 요법을 적용할 경우, 환자의 생존율과 예후가 보다 좋아진다는 연구들이었다.

 

저온 치료법을 수행하고 있는 영화의 한장면

 

특히, 심폐소생 치료를 실시하고 섭씨 32~34도를 타겟으로 24시간 동안 뇌저온요법을 병행한 군에서는 사망률이 감소하고 (41% vs 55%, 11% 감소), 신경학적 개선 결과가 개선되었다 (55% vs 39%, 16% 개선). (2002년 NEJM vol.346, No.8)  

  

 

냉수 먹고 정신 차려~!' 저온 요법(Hypothermia)은 왜? 뇌의 손상 예방에 효과가 있을까?

 

어르신들은 가끔 우왕좌왕하는 젊은이에게 '냉수(冷水) 먹고 정신 차려!' 라고 말하신다.

 

냉수를 먹고, 체온이 내려가면, 뇌의 기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저온 요법'은 차가운 식염수를 정맥 주사하거나, 차가운 물이 들어있는 팩을 감싸는 방식 등으로 체온을 섭씨 35도 이하로 유지시키는 치료방법을 의미한다.

 

이러한 저체온 유지는 아래와 같은 효과를 유발하여 뇌 신경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1) BBB(혈액뇌장벽, Blood-brain barrier) 파괴를 억제하고

2) Oxygen free radical(활성산소)의 생성을 억제하여 세포손상을 최소화하고

3)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카테콜아민)의 유리를 억제하고

4) 대사 속도(Metabolic rate)를 감소시키고

5) 항염증효과 

 

이에, 2005년에는 미국심장협회(AHA)도 이러한 저온 요법을 제한적인 상황에서, 공식 치료법의 하나로 인정했다.

 

그렇다면, 뇌수막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에도 저온 요법(Hypothermia)이 효과가 있을까?

 

그렇다면, 뇌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하여 발생하는 뇌수막염(Meningitis)에도 저온 요법이 효과가 있을까?

 

뇌수막염은 일반적으로 거미막과 연질막 사이에 존재하는 거미막밑 공간에 염증이 발생하는 다양한 질환을 의미한다.

   

프랑스의 의사 Bruno Mouviller 의사는 2013년 10월 08일 '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JAMA)'의 최신호에 프랑스 49개 임상병원에서 진행한 임상시험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는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저온 요법(Hypothermia)은 중증의 뇌수막염 환자에게 유용하지 않고, 오히려 해롭다"라고 발표하였다.

 

어떠한 임상 결과가 나왔을까??

 

저온 요법(Hypothermia)의 뇌수막염 임상시험

 

세균성 뇌수막염(Bacterial meningitis)으로 규명되거나, 의심되는 혼수상태의 환자 98명을 대상으로, 2009년 2월 부터 2011년 11월 까지 임상시험이 진행되었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은 임상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뇌 손상 의심환자의 평가 지표인 '글라스고우 혼수척도(GCS, Glasgow coma scale)'가 8보다 낮은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검사

환자의 반응

점수

개안

자발적

자발적으로 눈을 뜬다

4

말로 지시

큰 소리로 불러서 눈을 뜬다

3

통증

통증 자극에 의해서 눈을 뜬다

2

통증

전혀 눈을 뜨지 않는다

1

운동반응

명령

간단한 명령에 따른다

6

통증

통증을 가할 때 검사자의 손을 잡아당긴다

5

통증

통증을 가할 때 검사자의 몸 일부분을 잡아당긴다

4

통증

통증을 가할 때 이상 굴절 반응이 일어난다

3

통증

통증을 가할 때 이상 신전 반응이 일어나며 몸이 경직

2

통증

통증을 가할 때 운동 반응이 없다.

1

구두반응

말로 지시

명확하게 대화를 수행

5

말로 지시

말이 혼돈되고 지남력이 상실

4

말로 지시

혼란된 말을 한다

3

말로 지시

검사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소리를 함

2

말로 지시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음

1

<글라스고우 혼수척도, GCS>

 

참여한 환자들 98명은 표준 항생제 요법과 스테로이드 요법을 지속하면서, 50%(49명)의 환자들에게는 저온 요법을 병행하였다.

 

저온 요법(Hypothermia) 치료는 냉각된 Saline을 정맥 주사함으로써, 환자의 체온을 48시간 동안 섭씨 32 ~ 34도로 유지시킨 다음, 다시 체온을 상승시키는 방법으로 진행하였다.

 

<실험에 참여한 환자의 48시간 동안의 체온>

 

저온 요법(Hypothermia)을 수행한 환자군의 사망률이 증가했다

 

임상시험 결과, 아래 그림과 같이

저온 요법을 병행한 환자군은 병행하지 않은 환자군보다, 부작용(86% vs 74%, 12% 증가)은 물론, 사망률 (51% vs 30%, 21% 증가)이 훨씬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온 요법 개시 3개월 후의 임상 결과>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의 기간별 생존률 또한, 저온 요법을 치료받은 환자군에서 더 빠른 하강 곡선을 나타내었다.

 

<임상시험 3개월 동안의 생존률(%)>

 

결국, 박테리아성 뇌수막염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서 저온 요법은 유효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위험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새로운 도전 - 저온 요법(Hypothermia) 연구는 지속되어야 한다.

 

이번 임상시험에서 사망한 주요 원인은 패혈성 쇼크(Septic shock)였다.

 

연구를 주도한 Bruno 연구자는 '저온 요법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모든 임상시험에서 안전성을 주의 깊게 관찰하여야 한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결국, 뇌수막염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은 불행히도 실패하였지만, 저온 요법은 뇌수막염으로 인해 나타나는 두개 내압(Intracranial pressure, ICP)과 뇌 온도의 상승 방지에는 분명 효과를 나타내었다.

 

치료 가능성이 없는 난치성 질환 환자들에게는 단 몇 %의 치료 가능성의 증가도 매우 희망적인 소식이 된다.

즉, 이러한 질환 및 증상의 극복을 위해 연구자들은 지속적으로 도전을 해야할 것이다.

 

 

 

 

저체온증(低體溫症) vs 냉동인간 도전

 

저체온증이란 사람의 체온이 섭씨 35도 이하로 떨어진 경우를 말한다. 체온이 낮아지면 신진 대사가 원활하지 못해 신체 기능에 제한을 받으며 혈압이 급격히 떨어져 심한 경우 사망하게 된다.

영화 '타이타닉(1997년)'의 한장면, 남주인공이 추운 바닷물에 의해 저체온증으로 사망하게 된다

 

이렇게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저체온증을 난치 질환의 치료법으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현대 과학이 발전하였다.

 

아직, 치료 온도 및 치료 시간 등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지만, 충분히 극복 가능할 것이라 예상된다.

 

과거, SF 영화의 주요 소재거리 중 하나였던 냉동 인간이 실제로 서비스화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45년 경에는 인체 냉동 보존술로 소생한 최초의 인간이 출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화 '데몰리션맨(1993년)'의 한장면, 남주인공이 냉동인간 보존이라는 형벌에서 깨어나는 장면 

 

그렇다면, 체온을 이용한 질환 치료 요법의 상용화는 얼마 남지 않은 것은 아닐까? 

  

 

[참고문헌]

Induced Hypothermia in Severe Bacterial Meningitis. A Randomized Clinical Trial

Published Online Oct 08, 2013

JAMA. DOI: 10.1001/jama.2013.28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