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일
2015-10-22
독한 곳에서 더 독하게 되는 암
암세포와 종양미세환경 간의 상호적인 작용은 치료 저항성뿐만 아니라 암의 동면, 침윤 및 전이와 같은 여러 가지 행동을 하도록 만든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하여, 국내 연구진에서 종양미세환경의 만성 대사성 스트레스가 Wnt/β-catenin Pathway 활성화를 통하여 암세포를 암줄기세포와 같은 상태로 변화시킨다는 이론을 제시한 논문이 올 7월 Cell Death and Disease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암줄기세포 (Cancer Stem Cell)란?
암줄기세포란 줄기 세포의 복제 및 분화 과정을 통하여 여러 세포 유형에서 종양을 생성할 수 있는 암세포로, 이를 증명한 첫 번째 연구는 1997년 Nautre Medicine에서 발표된 Bonnet과 Dick의 논문에서 찾아볼 수 있다. Bonnet과 Dick 연구진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에서 CD34+/CD38- 세포를 분리하였고, 해당 세포가 NOD/SCID 마우스에서 종양을 생성할 수 있으며 해당 종양은 조직학적으로 원종양과 유사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즉, 암줄기세포는 자기복제 및 다분화능과 같은 줄기세포의 특성을 가지면서 광범위하게 증식 가능한 세포로, 암 치료 시 암줄기세포를 제거하지 못하면 재발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
Wnt/β-catenin pathway가 암 생성에 미치는 영향?
이러한 암줄기세포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세포 증식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 암줄기세포의 세포 증식에 관여한다고 밝혀진 메커니즘은 NOTCH, Shh-HedgeHog 및 Wnt/β-catenin pathway이다. 이 중 Wnt/β-catenin pathway의 경우, 평소에는 GSK3와 APC, AXIN등이 β-catenin과 결합하여 β-catenin의 세포질 내degradation을 유도하게 되고, 이로 인해 β-catenin의 하위 유전자들의 발현이 억제되지만 (Figure 2. a) Wnt가 Frizzled와 결합하여 해당 pathway를 활성화 시키면 GSK/APC/AXIN complex에서 β-catenin이 유리되어 β-catenin의 핵 내 이동이 진행되고 β-catenin과 TCF가 결합하여 C-myc이나 Cyclin-D1과 같은 증식과 관련된 유전자들의 발현을 유도하게 된다 (Figure 2. b). 이러한 증식과 관련된 pathway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면 암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실제로 대장암 등에서는 AXIN이나 GSK3와 같은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발생하여 항상 pathway가 활성화되어 있는 상태이다.
만성 대사성 스트레스가 암세포에 미치는 영향은?
정재호 교수 연구팀은 종양의 미세환경 변화에 의한 대사성 스트레스가 암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 먼저 사람 유래 유방암 세포인 MDA-MB-231 세포를 배지 교체 없이 장기간동안 여러 차례 계대를 통하여 영양소 결핍 및 만성 대사성 스트레스 상태와 유사한 환경에서 배양하였고 이렇게 얻어진 세포를 “CMS-induced” 세포라고 명명하였다 (Figure 3. a). 이 CMS-induced세포와 모세포간의 세포 생존능력을 비교하기 위해 두 세포를 일반적인 조건에서 배양하여 RTCA로 분석한 결과, 모세포는 3일만에 증식 정체기에 도달했고 11일이 지나서는 사멸한 반면 CMS-induced세포는 5일 후 증식 정체기에 도달하였고 해당 시기에 세포수는 모세포보다 2배 정도 많았다 (Figure 3. b). 더 나아가, 세포외 영양소에 대한 의존도를 규명하기 위해 모세포와 CMS-induced세포를 다양한 영양 조건에서 배양한 결과, 모든 경우에서 모세포보다 CMS-induced세포가 현저하게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 (Figure 3. c and d).
나아가 CMS-induced세포가 줄기 세포의 특성을 나타내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한 결과, 모세포보다 CMS-induced세포에 유방암에서 발견된 암줄기세포의 Marker인 CD44와 ESA가 많이 발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Marker들의 발현 증가에 따라 Mammosphere 형성 역시 CMS-induced세포가 모세포보다 현저하게 증가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Figure 4. a, b and g). 또한, CMS-induced세포의 경우 모세포와 비교하여 암줄기세포의 특징인 약물내성과 침윤 가능성, 전이력, 종양 발생 능력이 높게 나타났다 (Figure 4. c, d, e, f and h).
CMS-induced세포의 Wnt/β-catenin pathway의 상태는?
CMS-induced세포가 암줄기세포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CMS-induced세포의 Wnt/β-catenin pathway를 관찰한 결과, 모세포에 비해서 β-catenin의 발현량 및 β-catenin 핵 내 이동도 증가된 것을 알 수 있었고 (Figure 5.), Axin2과 LRP6, SP5, TCF7, MYCN 등과 같은 β-catenin의 하위 유전자들의 발현 역시 모세포에 비해 CMS-induced세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역으로 CMS-induced세포의 암줄기세포 특성에 미치는 Wnt/β-catenin pathway 의 영향을 규명하기 위하여 TCF을 억제한 결과, CMS-induced의 생존율 및 전이, Mammosphere 형성이 현저하게 떨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와 같은 결과들을 토대로 고찰하였을 때, 지속적인 Glucose 결핍이나 산성 환경은 암세포의 Wnt/β-catenin pathway를 활성화 시켜 암줄기세포로의 상태 변화를 유도하게 되고, 이와 같은 이유로 초기 암에 비해 대사성 스트레스 상태가 지속된 진행성 암일수록 치료 저항성 및 재발, 전이의 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Reference. Cell Death and Disease (2015) 6, e1805; doi:10.1038/cddis.2015.171; published online 2 July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