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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4노인에서의 비타민D 결핍과 두뇌 건강의 상관관계
노인들에게 치매와 알츠하이머는 그야말로 두려움의 대상이다. 약간의 기억력 결핍에도 ‘혹시 내가 치매에 걸린 것은 아닐까?’라고 염려하면서도 막상 치매 증상이 나타날 때는 ‘내가 치매 일리가 없어!’라고 부정하며 검사 받기를 꺼려한다. 2012년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치매환자 숫자는 53만명이며, 이 숫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여기에 알츠하이머 환자까지 더하면 요즘 같이 고령화시대에서 노인의 두뇌 건강은 그야말로 중대한 문제이다.
최근 노인에서의 비타민D 결핍증과 치매, 알츠하이머 발병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논문이 발표되어 화제이다.
비타민D, 뼈 건강을 위한 필수 영양소?
비타민D는 혈중 칼슘 농도를 유지하고 뼈의 성장과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고 잘 알려져 있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소아에게서는 뼈의 성장에 장애가 생겨 구루병이 발생하고, 성인에게는 골연화증의 발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보통의 비타민D 섭취는 뼈 건강을 위해 권장되고 있다.
그러나 비타민D는 전립선암과 유방암, 대장암, 폐암 등을 60%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으며 나쁜 세균을 죽이는 대식세포를 활성화하여 체내 면역력을 증강시키기 때문에 독감을 예방하고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데도 효과적이다. 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고 월경전증후군에도 좋다는 연구들도 있다.
다양한 역할의 비타민D, 치매와 알츠하이머도 감소
최근 엑세터 의과대학의 데이비드 르웰린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65세 이상의 노인 1658명을 대상으로 한 추적 관찰 연구에서 비타민D결핍이 치매 또는 알츠하이머의 발병율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이것은 the American Academy of Neurology의 저널인 Neurology에 게재되었다. (14.08.06)
이 연구는 치매, 심혈관 질환 및 뇌졸중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거동에도 전혀 문제가 없던 65세 이상의 노인 1,658명을 대상으로 5.6년간의 추적관찰을 진행하였다. 이들 중 누구에게서 치매 또는 알츠하이머가 발병하는지 지속적으로 관찰 되었으며, 이는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시작되었다.
혈중 비타민D 농도가 가장 낮은 사람들은 가장 높은 사람에 비해 치매, 알츠하이머 발병율 2배이상 증가
낮은 혈중 비타민D농도와 치매, 알츠하이머 발병율의 상관관계는 처음 연구를 시작할 당시의 예상에 비해 연구자들도 놀랄 정도였다.
이들은 혈중 비타민D가 농도가 약간 부족하거나[≥25nmol/L ~ <50nmol/L], 매우 부족한[<25nmol/L] 사람에게선 해당 질병들의 발생 위험성이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상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연구팀이 추적 관찰한 5.6년 후 총 1,658명 중 171명이 치매에 걸렸으며, 그 중 102명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었다.
혈중 비타민D의 농도가 약간 부족한 사람에게선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도가 53%, 심하게 부족한 사람에게선 무려 125%로 나타난 것이다. 여기서 알츠하이머와 치매 사이에서는 비슷한 양상을 나타냈는데, 약간 부족한 사람에게선 알츠하이머 발병 가능성이 69% 였으며, 심하게 부족한 사람은 122%까지 증가하였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알츠하이머와 치매 발병 위험성은 혈중 비타민D 농도가 50nmol/L이하일 때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림 1] 치매 및 알츠하이머 질환 위험도를 보여주는 spline plot
이 결과는 비타민D 농도 50nmol/L레벨이 두뇌 건강과 치매의 위험성으로부터 “충분”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농도가 된다는 가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비타민D가 치매와 알츠하이머를 예방하는가?
이 연구팀은 물론 비교적 많은, 다양한 인구집단(백인, 아메리카-아프리카계, 아시안 등)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며, 의외로 비타민D의 부족이 자신들의 가설보다도 더 높은 치매,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도를 보였다는 점을 밝히면서도, 기름기가 많은 생선이나 비타민D 보충제의 섭취 등이 치매와 알츠하이머의 발생을 지연 또는 예방하는지 여부에 대해 과학적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임상시험을 통해 정립되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연구의 결과가 비타민D결핍이 치매의 원인이 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나, 엄청난 비용이 드는 치매의 특성상, 공중건강영향에 상당히 고무적인 발견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비타민D가 부족한 사람들에게,
우리나라는 비타민D를 합성할 수 있도록 하는 자외선B가 적은 위도 32도에 위치하며, 그나마도 11~3월은 햇빛의 양이 절반 이하로 감소한다. 공해와 높은 빌딩 등은 일조량을 감소시켜 비타민D의 체내 합성을 방해하며, 아시아인의 피부는 햇빛 차단제 역할을 하는 멜라닌이 많아 백인보다 더 오래 햇볕을 쬐어야만 체내에서 비타민D를 충분히 합성할 수 있다. 현재까지의 시험 결과들을 종합하면 일광욕 외에도 기름진 생선 등과 같이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 보충제의 섭취 등으로 혈중 비타민D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문헌)
Thomas J. Littlejohns, William E. Henley, Iain A. Lang, Cedric Annweiler, Olivier Beauchet, Paulo H.m. Chaves, Linda Fried, Bryan R. Kestenbaum, Lewis H. Kuller, Kenneth M. Langa, Oscar L. Lopez, Katarina Kos, Maya Soni, and David J. Llewellyn. Vitamin D and the risk of dementia and Alzheimer disease. Neurology, August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