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일
2014-01-21
H pylori 균과 인간의 진화적 불일치
(evolutionary mismatch)가 위암 발생 위험
을 증폭시킨다.
Helicobacter pylori 균은 10만년 이전부터 우리의 위점막에 자리 잡았으며,
인간과 함께 진화해 온 인간의 가장 오래된 친구 중 하나이다.
H pylori는 인간이 아프리카에만 거주할 당시에도 같이 있었으며 인류와 함께 전세계로 퍼져 나갔다.
그림) Helicobacter pylori 균의 이동 경로
약 58,000년 전 동아프리카를 벗어나 전세계로 퍼지기 시작하였음
Nature Reviews Gastroenterology #amp;Hepatology 7, 629-641(November 2010)
H pylori는 전인구의 절반에서 발견되지만,
1% 미만에서만 위암으로 발전
H pylori는 전세계 인구 절반의 위점막 서식하고 있는 세균이며, 감염된 대부분의 사람에게서 위염을 일으키지만, 오직 1% 미만에서만 위암으로 발전한다.
위암은 전세계 암사망율의 10%에 해당하며, 암사망 원인 중 두 번째에 해당한다.
그러나 H pylori 감염과 암 발생과는 상관관계가 밝혀지지 않았으며, 다른 환경적인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NAS 최근호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숙주와 병원균의 공동 조상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H pylori와 감염된 환자의 선조가 다른 경우 위암으로 발전한 가능성이 대폭 상승한다.
200km 떨어진 두 도시의 위암 발병율
25배나 차이
유사한 H pylori 감염율 (약 90%)을 보이는 콜롬비아의 두 도시에서 위암 발생율이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부터 이 연구는 출발하였다.
아프리카 원주민이 다수를 차지하는 해안 도시는 위암 발병율이 아주 낮은 반면 (10만명당 6명), 200km도 떨어지지 않은 안데스 산맥에 위치한 산악도시는 아메리카인디안이 다수를 차지하는데 위암 발병율이 25배가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10만명당 150명)
해안도시는 인구의 58%가 아프리카 원주민의 후손이며, 이들에게서 발견된 H pylori도 아프리카로부터 유래된 것이다.
반대로 산악 도시는 인구의 67%는 아메리카 인디언 후손이며, 31%는 유럽인의 후손인 반면, 이들에게서 발견된 H pylori는 대부분 유럽에서 유래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림) 인간과 H pylori의 조상
A) 해안도시 (n=122)와 산악도시 (n=120) 인구 중 조상의 분포
(아프리카, 유럽, 아메리카인디언)
B) 해안도시 (n=156)와 산악도시 (n=132) H pylori의 분포
AEA : 동아시아 유래 H pylori (Ancestral East Asia) - 연한 노랑
AA1 : 아프리카 유래 1번 H pylori (Ancestral Africa1) - 파란색
AE1 : 유럽 유래 1번 H pylori (Ancestral Europe 1) - 회색
AE2 : 유럽 유래 2번 H pylori (Ancestral Europe 2) - 초록
C-F) 인간과 H pylori 균주 비교
아프리카 조상 : 파란색, 유럽조상 : 초록, 아메리카인디언 조상 : 노랑
H pylori와 인간의 진화적 불일치로 위암 위험 증가
인류의 조상이 아프리카를 떠난 이후로 H pylori감염이 지속되어 왔으며,
인류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H pylori 균도 인류와 함께 다양하게 진화되어 왔다.
남아메리카는 15세기 스페인 군대가 점령한 이후 유럽에서 유래한 H pylori가 우위를 차지하게 되면서 오래된 상호진화 (Co-evolution)가 깨어지고, 인간과 H pylori가 조상을 공유하지 못하는 경우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반더빌트대학의 Pelyo Corea 연구팀은 이러한 인간과 균주간 진화적 불일치로 인하여
양성 감염이 악성 위암으로 변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그림) 아메리카인디언 조상과 H pylori 조상의 상관성
유럽유래 H pylori는(AE1) 아메리카인디언 조상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아프리카유래 H pylori는(AA1)은 역 상관관계를 보였다.
그동안 H pylori 감염 환자는 전체 인구의 50%에 해당할 만큼 많지만 아주 소수에서만 위암으로 발전하였고, 이의 원인이 숙주에서부터 비롯되었는지, 세균의 문제인지가 해결되지 않았다. 이 연구는 숙주와 세균 둘 사이의 진화적 불일치가 원인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것이다.
연구팀은 아프리카 유래 세균은 아프리카 후손에서는 대부분 양성반응을 보이는 반면
아메리카 인디언 후손에서는 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H pylori의 위암 발생에 유력한 원인으로 알려진 cagA (cytotoxin-associated gene A)
유전자와 비교하여도 인간과 세균의 진화적 불일치가 위암 발생에 5배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H pylori는 종양 단백질인 cagA를 생성하는 균주와, cagA 유전자를 갖지 않은 균주로 양분되며, 위암에서 분리된 H pylori는 거의 100%가 cagA 양성 균주라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동아시아에 분포하는 H pylori는 대부분 cagA 양성이지만 서구에 분포하는 균주는 약 반수가 cagA를 가지지 않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표) 콜롬비아 해안도시와 산악도시의 H pylori 특성 비교
cagA 양성비율은 80% vs 94%로 크게 차이나지 않은 수준임.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결과가 동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도 재현되는지 추가 시험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동아시아는 위암 유병율이 높고 (10만명당 유병율 남성 42명, 여성 18명), 아프리카는 H pylori 감염이 높지만 위암 발생이 매우 낮은 지역이다.
그림) 2011년 성별에 따른 암 발생율 (단위 명/10만명)
한국은 H pylori 감염율은 평균 80% 정도이며, 10만명당 위암 유병율은 남자는 85명으로 전체 암중 1위, 여자는 41명으로 4위에 해당한다.
근거논문]
N. Kodaman, A. Pazos, B. G. Schneider, M. B. Piazuelo, R. Mera,
R. S. Sobota, L. A. Sicinschi, C. L. Shaffer, J. Romero-Gallo,
T. de Sablet, R. H. Harder, L. E. Bravo, R. M. Peek, K. T. Wilson,
T. L. Cover, S. M. Williams, P. Correa.
Human and Helicobacter pylori coevolution shapes the risk of gastric disease.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14;